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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시절 프로스펙스의 콜카 사달라고 어머니를 졸랐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 순간 프로스펙스가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요즘 시야에 다시 프로스펙스 로고가 눈에 들어와서 이에 대해 포스팅해 볼까 합니다.
40여 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토종브랜드 프로스펙스
프로스펙스를 만든 '국제상사'는 1947년 정미소를 경영하던 양태진 사장과 아들 양정모 상무가 부산에 설립한 고무신 제조회사 국제고무가 그 전신입니다. 50년대는 삼화고무, 태화고무, 동양고무(현 르까프)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72년엔 부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신발 공장을 짓기도 했고 이후 76년 국제상사로 상호를 변경했습니다.
62년에 한국 신발 역사상 최초로 미국에 운동화를 수출했고, 1970년대에는 총 수출액 10억 불을 돌파했습니다.
그리고 국제상사가 73년 인수한 미국 브랜드 '스펙스'를 인수하면서부터 프로스펙스로 개명하게 됩니다.
프로스펙스의 뜻을 해석하자면,
Pro(Professional) + specs(Specification) 전문적인 규격화라고 직접해석이 가능한데,
선수들이 사용할 정도로 성능이 좋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당시 로고의 F 모양은 학의 날개를 형상화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알 수가 없습니다.
이름 빨 때문인지는 모르나 최고의 기술력으로 말미암아 세계적인 매거진 '러너스월드'로부터 5성급 등급을 받으며 인정받게 됩니다.
당시 젊은 층들에겐 즐겨 입었던 돌청방지와 잘 어울리는 상품으로 또 인기를 끌면서 '프로스펙스 세대'라는 신조어도 나왔습니다. 국내 신발업계 최초로 'Q' 마크를 획득했고 현재 R&D 센터의 전신인 스포츠제품 과학연구센터를 설립한 것도 최초였습니다. 86년 프랑스 대기업 싸택과 상표사용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 최초로 해외로 수출된 브랜드라는 기록도 썼습니다.
86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마케팅하여 국뽕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됩니다.
너무 잘 나가서일까, 94년 야구선수 박찬호 스파이크 제작 거부한 사건은 프로스펙스가 세계화될 수 있는 기회를 차버렸습니다.
94년,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 진출했을 때, 애국심으로 스파이크만큼은 토종브랜드 프로스펙스를 신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박찬호의 에이전트 스티브 김이 프로스펙스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박찬호가 스프링트레이닝에 신을 스파이크가 필요하니 LA다저스 고유의 푸른색으로 4켤레를 만들어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프로스펙스는 다저스의 푸른색이 없다며 검은색 스파이크를 한 켤레만 보내주었고, 검은색은 신을 수가 없었던 박찬호는 할 수 없이 스프링캠프에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해 파견돼 있던 나이키와 리복을 신었습니다. 그리고 나이키와 용품 사용계약을 하게 된 사건이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국민들은 나이키를 비롯한 아디다스 푸마 등을 소비하기 시작했고, MLB, NBA 등의 미국스포츠 인기와 함께 해외브랜드가 국내에 공격적인 투자로 프로스펙스가 시장에 설 자리가 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프로스펙스는 98년 IMF금융위기사태가 터지면서 당시 모기업이었던 한일합섬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되면서 '3류 브랜드' 이미지로 전락하게 됩니다.
프로스펙스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IMF로 인해 프로스펙스는 LS그룹에 매각되고 대대적인 리뉴얼을 감행합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을 견제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대중적인 생활 스포츠 브랜드로 변신합니다.
상징인 'F'를 과감히 버리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한 곡선형 로고로 변화를 줬습니다.
그리고 당시 걷기 열풍을 발판 삼아 '워킹화'라는 틈새시장을 노린 W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이때부터 프로스펙스는 워킹화 중심의 생활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됩니다.
2012년에는 한 번 더 로고를 교체하면서 당시 피겨여왕 김연아를 모델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워킹화 부문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서게 됩니다.
프로스펙스의 다시 홀로서기
김연아와 계약 종료 된 후 프로스펙스는 다시 주춤거리고 있다가 뉴트로(새로운 복고)를 선호하는 젊은 층이 늘면서 패션계에도 헤리티지를 다시 부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40여 년의 역사를 지닌 프로스펙스도 12년 만에 'F' 로고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뉴트로열풍에 맞춰 과거 상품을 재해석한 오리지널 라인을 출시하면서 F로고를 다시 선보인후, 옛 로고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프로스펙스 파이팅
요즘 유독 프로스펙스의 로고가 많이 보입니다.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며 자꾸만 가슴에 꽂히는 건 역시나 구매를 하라는 뜻이겠죠. 또, 과거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프로스펙스의 전방위적인 마케팅 모습에 어릴 적 추억과 함께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국뽕 마케팅 할 수 있으면 더 해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