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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국빈만찬 자리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른 노래는 바로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였습니다. 미국인이라면 모를 리가 없는 노래. 한국으로 치면 윤수일의 아파트 정도일까.
이 노래의 첫 소절을 능숙하게 부르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며 정부의 기획력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American Pie의 특징
'The day the music die.' 여기서 끝내는 대통령의 노래.
이 노래를 아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후렴구를 따라 하게 됩니다.
So bye. bye Miss American pie.(잘 가요 미스 아메리칸 파이.)
Drove my Chevy to the levee but the levee was dry.(나의 쉐보레를 몰고 강둑으로 갔지만 강물은 말라있었죠.)
And them good ole boys were drinking whiskey and rye.(그리고 사내들은 위스키를 마셔댔고)
(중략)
돈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는 미국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알려진 노래 중 하나입니다. 8분 34초나 되는 이곡에서 위 후렴부는 여러 번 반복되고, 한번 들으면 기억에 남는 특유의 중독적인 멜로디와 가사로 음악을 듣는 사람을 사로잡습니다. 시적 은유와 비유로 가득한 이 곡의 가사는 1971년 발표 이후 지난 수십 년간 문화인들 사이에서 언급되고, 오마주 되었습니다. 발표 후 50년 동안 돈 맥클린은 한 번도 가사의 의미에 대해 해석해 준 적이 없지만, 미국음악과 문화와 정치적 주요 사건과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American Pie를 부른 이유
윤석열 대통령이 부른 아메리칸 파이의 첫 소절은 50년대 미국을 담고 있습니다.
1959년 2월 3일 비행기사고로 로큰롤의 아이콘 버디홀리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났습니다.
이 The day the music died 앞까지의 첫 소절은 50년대에 대한 향수를 남깁니다. 쉐보레, 라이위스키, 홈메이드파이, 핀업걸. The Greatest Generation들이 구가했던 50년대의 낭만과 향수를 풍기게 합니다.
The Greatest Generation(가장 위대한 세대) - 톰 중개인의 베스트셀러 The Greatest Generation의 제목에서 따온 용어로 1901년 ~ 1927년 에서 태어난 미국인들을 말합니다. 이 세대는 대공황을 이겨내고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 미국의 부흥을 이끌어낸 세대를 말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 얼마 지나지 않아 Korea라는 낯선 이름의 나라와 그 국민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전쟁으로 또다시 뛰어든 사람들. 50년대는 미국인들에게 가장 위대한 세대라는 칭호가 붙은 시대이고 한미동맹이 시작된 시대입니다. 윤석열대통령이 한미동맹의 후원자들 앞에서 이런 아메리칸 파이의 첫 소절을 부른 게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는 이유입니다.
외교행사라는 하는 건 잘 만들어진 노래와 같습니다. 정해진 형식 안에 많은 뜻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미국인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친숙한 곡이었고 한미동맹의 역사를 더한 훌륭한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가 곡으로서도 히트를 칠 수 있었던 것이 돈 맥클린이 그 가사의 뜻에 대해 해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하는 말도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아메리칸 파이 역시 관객에게 해석의 즐거움을 줬다는 측면에서 더 멋진 연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생각
윤석열정부의 외교행사에는 보이지 않는 실력의 연출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대 뒤에서 묵묵히 주연과 관객을 위해 무대를 만드는 드러나지 않는 연출가를 말합니다.
그리고 일관된 방향성과 메시지로 이끌고 가는 외교정책과 맞물려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제 흐름 속에서 다시 상식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를 보면서 지난 정부의 과오가 얼마가 큰지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