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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 내 탓 노노 뇌 탓

아임삼시기 2024. 1. 15. 00:05

새해가 되면 누구나 한 번쯤 다짐을 합니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운동을 하겠다고, 책을 읽겠다고, 영어를 배우겠다고, 금연을 하겠다고, 술을 끊을 거라고.

그리고 첫날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지만, 이틀이 지나면 귀찮아지고 삼일이 지나면 다시 예전의 습관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오죽하면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생겼을까요?

우리는 왜 결심한 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지가 약해서'라고 답합니다. 

물론 자신의 나약한 의지도 전혀 상관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작심삼일의 배후에는 뇌가 있습니다.

 

 

목차

1. 습관 담당 뇌 영역이 활성화 결심 의지 꺾어

2. 뇌 구조 바꾸고 습관 만들려면 '작심삼십일' 필요

 

작심삼일죄구조

 

1. 습관 담당 뇌 영역이 활성화 결심 의지 꺾어 

매일 피우던 담배, 매일 마시는 술을 하루아침에 끊는 일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닙니다.

몸에 밴 습관 때문입니다.

신경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우리 뇌에 '습관회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행동을 반복하다 이 회로에 걸려들면 습관이 돼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미국 듀크대 신경생물학부 니콜 카라코스 교수는 실험용 쥐의 레버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그는 쥐의 거주 공간에 레버를 설치한 후 쥐가 이 레버를 당길 때마다 치즈가 나오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뇌의 신경활동 부위인 기저핵에서 특정한 뇌파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루는 레버를 누를 때 치즈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때 습관을 나타내는 뇌파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레버를 누르는 습관이 생긴 쥐는 더 이상 치즈가 없어도 레버를 계속해서 누르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후 다시 레버를 누를 때 치즈가 나오게 했더니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쥐의 뇌파가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카라코스 교수팀은 레버를 누르는 습관이 생긴 쥐와 일반 쥐의 뇌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기저핵의 활성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기저핵에는 행동의 '진행'과 '그만'에 해당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두 가지 신경회로가 있습니다. 

습관이 생긴 쥐는 이 두 가지 신경회로가 더 활성화됐습니다.

결국 일단 습관이 들면 그 습관을 계속 진행하는 뇌의 신경회로가 크게 활성화돼 행동을 그만두지 못하게 된다는 게 카라코스 교수의 설명입니다.

카라코스 교수에 따르면 금연을 결심한 사람 중 5%밖에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뇌의 이런 직접적인 활동이 금연 의지를 꺾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담배를 끊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며칠 후 담배 피우는 사진만 봐도 또다시 흡연 욕구를 느낍니다. 

사실상 한번 만들어진 습관회로가 사라지지 않아 조그만 자극에도 뇌의 반응이 쉽게 되살아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습니다.

신경세포에는 도파민, 아드레날린, 아세틸콜린,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고 이들 물질은 신경세포 사이를 돌아다닙니다.

신경전달물질이 같은 길을 여러 번 반복해 다니면 일종의 '기억 네트워크'가 됩니다.

자주 하는 생각의 흐름이 머릿속에서 네트워크로 굳어져 '습관'이 됩니다. 

기억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한번 생긴 나쁜 습관 또한 사라지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만 했던 행동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합니다.

 

우리 뇌는 변화하려는 속성과 회피하려는 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변화를 시도하면 뇌에서 회피 반응이 일어납니다. 

새로운 습관은 더 많은 에너지와 주의력을 필요로 할 뿐 아니라 뇌에 도전과 위험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뇌가 새로운 습관을 받아들이려는 것을 꺼리고 자꾸만 예전의 습관으로 돌아가려는 것, 이것이 바로 작심삼일의 원인입니다.

 

2. 뇌 구조 바꾸고 습관 만들려면 '작심삼십일' 필요

뇌 과학자들의 또 다른 연구에서는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원의 하나는 뇌 기능의 한계 때문으로 나타났습니다.

뇌가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정보가 들어와 새 계획을 처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뇌가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정보 개수는 대략 5~9개로 추산합니다.

세계 각국의 전화번호가 지역번호 세 자리와 개인번호 네 자리로 이워져 있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새해 결심을 세우면 평상시에도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뇌에 새로운 정보가 추가돼야 합니다.

뇌는 이를 '과부하'로 받아들여 새해 결심을 결국 며칠 못 가서 흐지부지 됩니다.

컴퓨터 메모리가 작으면 속도가 느려지거나 작업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작심삼일 호르몬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이기는 호르몬의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의 작용 시간은 보통 3일 정도, 이들 호르몬의 약발이 다하는 순간 새해 결심은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포기의 유혹에 사로잡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새해 결심을 세우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뇌가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고 과거 경험이나 습관만으로 행동한다면 점차 쇠약해집니다.

일상적인 일들을 무의식에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결심을 실행하기 힘들더라도 의자가 확고하면 뇌신경회로의 유혹을 견딜 수 있습니다.

 

일본의 뇌과학 전문가인 이시우라 쇼이치 박사는 뇌 구조를 바꾸는 일은 30일간의 지속적 반복, 즉, '작심삼십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합니다.

뇌에 변화가 일어나려면 일정 기간 의식적으로 반복된 행동을 해야 무의식에 입력돼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행동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작심삼십일을 통해 모든 사람의 소망과 목표가 이뤄지길 필자는 응원합니다.

 

변화를 시도하면 뇌에서 회피 반응이 일어난다. 새로운 습관은 더 많은 에너지와 주의력을 필요로 할 뿐 아니라 뇌에 도전과 위험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뇌가 새로운 습관을 받아들이려는 것을 꺼리고 자꾸만 예전의 습관으로 돌아가려는 것, 이것이 작심삼일의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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